10/28/2016

La porte au numéro 1

Photo credit : JiSun LEE / 2016.10.26 / Paris

Navigo
오늘도 깜깜한 아침, 어느정도 빛이 들어오기 시작할 집을 나섰다. RER C Boulainvilliers. 체류증을 찾으러 가야하는 날이다. 한달전 금요일에 convoqué 되었기 때문에 금요일에 맞춰 가야한다. 파리에 돌아온 몇일 안남아서 이번달은 Navigo 충전을 안했다. 어차피 집에서 해야할 일이 많았다. 15구에 사는 학생들 집에는 그냥 걸어다녔다. 오늘은 일정상 4번은 지하철을 탈것 같아서 하루짜리를 샀다. 7,30유로. 그런데 아무래도 오늘 2번만 타고 끝날 같다.

Renouvellement
파리에 도착한 이후로 날씨가 계속 흐린편이다. 아침이나 오후나 저녁이나 해가 떠있고 져있는것 말고는 차이가 없다. 기온도 사람들 표정도 비슷비슷하다. Vacances기간이라 아침이면 시끄럽게 지나가는 유치원생, 중학생, 고등학생 무리도 없고, 여름에 한가득이던 공사들도 줄어서 조용하다. 귀가 마비가 된건지 아니면 샤워하는 시간에 맞춰 지나가는지 아침마다 한바탕 큰소리를 내는 청소차나 쓰레기수거차 소리도 의식하지 못한다
단지 3달정도 만에 학생들의 집은 주소를 한번 확인해야 하거나 방향을 잠시 착각하기도 했다. 5 늦기도 했다. 근데 체류증을 찾으러 가는 까지는 거의 망설임이 없었다. 내부는 계속 개선중이라 숫자와 색으로 구분하는 porte 위치가 바껴있었다. Convocation 적힌 porte 2 (orange) 아예 없었다. 아마도 직원들의 노동환경의 효율성을 높이고, 매일같이 찾아오는 외국인 거주자들의 불편을 줄이려고 하는것 같은데 아직까지는 모르겠다. 자주갈 곳은 아니라 그다지 익숙해질 필요는 없겠지만, 요즘같아선 1년도 금방 지나가서 은근히 자주오는 느낌이 들기도 한다. 지난번과 오늘 방문으로는 기다리는 시간이 많이 줄어든 같다
경시청과의 약속은 무엇보다 많은 시간을 낭비하게 한다. 기차나 비행기에서 처럼 이곳에서도 번호표를 받고 기다리는 시간을 보내는 요령이 생겼다. 그래도 자체의 분위기나 직원의 태도로 겪는 감정의 변화가 곳이다. 학생에서 작가로 신분을 바꾸는 10개월 가량의 기간동안은 이곳이 아주 크게 느껴졌었다. 마치 미래를 결정해주는 곳인냥. 이후로 점점 체류증의 갱신여부와 상관없이 미래를 계획하려고 한다. 그래도 경시청 약속은 최소한의 긴장을 주는 힘이 있다.

UGC Les Halles
Les Halles 밖에서부터 걸어들어간 것은 아주 오랜만이였다. 그동안 둘레를 감싸놓고 한참 공사하던 것이 이렇게 많이 정리되어 있는 몰랐다. 지하철을 타러가는 것조차 복잡하고 사람에 치여서 가지 않는 곳이였는데 거의 쾌적함을 느낄정도로 내부가 많이 바껴있었다. 표시도 되어있어서 영화관도 두리번대지 않고 바로 찾아갈 있었다
표를 끊어놓고 영화시간까지 커피를 마실 생각이었다. 예상치 않게도 Forum des images 있는 카페는 1230분부터 열어서 먼저 영화를 보기로 했다. 가장 가까운 시간의 영화 제목도 포스터도 없는 Juste la fin du monde. 오전시간이라 영화관은 거의 텅텅 비었지만 상영관 안에는 사람들이 있었다. 그래봤자 10명이 넘는 정도. 영화는 좋았다. 알고보니 나와 동갑인 감독 Xavier Dolan 아마 5-6번째 영화. 워낙 어린나이에 주목을 받았고 학교 다닐때 비디오 교수가 소개한적이 있어서 알고는 있었는데 작품들을 챙겨보진 않았었다
오늘 시간이 맞아 우연히 보게 영화는 ‘Home is where it hurts’라는 배경노래와 시작한다. 음악이 인상깊어서 영화가 끝나고 엔딩크레딧에 인트로 노래 제목이 올라올때 까지 앉아있었다. Home, going or coming back home in a long while, 집에 돌아오는것에 대한 이야기. 아니 잠시 돌아와본것에 대한 이야기. 그리고 nostalgie 같은 것에 의해 몸이 이끌려 설레임과 부담감으로 가득찬 마음. 가장 익숙하길 기대하지만 가장 익숙하지 않은 집과 가족들, 이어갈수 없는 대화들. 변해있지만 여전한 것들을 덮고있는 시각적인 변화들. 방문객을 맞이하는 듯한 가족들의 첫인상과 금방 드러나지만 표현되지 못하는 진심들, 혹은 이미 변하거나 색과 방향을 잃어버린 관계들
« Je dois partir (…) parce que j’ai un rendez-vous. » 라는 상황이 만들어낸, 더이상 물을 없는 이유로 결국에는 하려던 이야기를 못다하고 떠난다
아주 유명한 배우들로 구성된 5인의 famille re-composée. 대사와 대화, 표정과 연기, 눈빛과 색감, 테두리와 템포 등도 좋았다

Hasard
우연의 일치. 혹은 보고싶은 대로 보는 , 보이는 만큼 보다보니 생기는 .
살아가면서 아주 작은 일상에서 어이없게 맞아떨어지는 요소들이 많다. CultureM 글을 올리는 일이 끝났지만 세이브 원고도 있고 나도 계속 글을 생각이였다. Journal Non-intime이라는 제목으로 사이트에 올릴 생각이였다. 몇일 새벽에 깨서 적은 글의 원래 제목이돌아온다는 ’.
Hasard하면 떠오르는 것들이 몇가지 있다. 그중 한가지는 Les lois du hasard de Jean(Hans) Arp. 학교다닐때 M.LG 수업중에 발표를 준비하면서 조금더 머리에 남게됐다. 이후로 특별히 좋아하는 작가는 아니다.

Empathie
요즘은 영화에 이입을 잘한다. 이입할 만한 영화를 봐서일 수도 있다. Carte illimitée 가입한 후로는 쉽게아무영화나 시간만 맞으면 보는 편이다. 보통 trailer 미리 안보는데 와중에 포스터나 제목으로 필터링을 하기는 한다
이번 한국 방문중에 마지막으로 봤던 영화 L’Avenir에서도 Isabelle Huppert 연기한 주인공 역에 많은 이입을 했다. 작은 상영관 앞줄 한가운데에서 펑펑 울었다. 영화는 오히려 débordant 삶을 지니고 살아가는 모습을 아주 단조롭게 그려냈다. 그래서 장면들을 가득매운 디테일이 눈에 들어왔다. 그리고 공감했다. 단순히 이입때문은 아니지만 시기와 조건이 맞아 떨어졌던것 같다. 다행이 영화관은 작고 어두웠고, 관객도 몇명 안됐다
오늘은 눈물 몇방울만 흘렸다. 영화 전반적으로 리듬을 좌우하던 매우 ralenti되고 숨죽이게 zoom in 장면에서. 감독이 의도한 같다
올해는 눈물이 매우 많아졌다. 돌아오기전에 엄마와의 대화에서 나는 울기라도 하니 엄마보다 조금 낫다라고 했던게 떠오른다. 많은게 닮아간다. 아무때나 장소도 가리지 않고 눈물이 툭툭 터지는건 불편하다

hic et nunc
지금 글을 쓰는 곳은 Forum des images안에 mezzanine 위치한 까페 Le 7e bar. 이곳이 시끄러운건 적이 없다. 오늘도 그렇다. 멀어서 자주오지 않았지만 가끔 왔던 상황이 기억에 남는 곳이다. Dijon 적에 처음 왔었다. 6-7 정도 전인 같다. 오늘은 éclair au citron 커피와 시켰다. 커피를 너무 길게 빼줘서 반은 남겼지만 3시간 정도 집중했다. 오늘 하면 좋을 일들 : copie à la CAF, intention pour expo à Séoul 2017, Journal Intertime, daily sketch, weekly timetable, JunKoo, etc.