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04/2016

여수 2016

Photo credit : JiSun LEE / 2016.09.09 / Yeosu

여수, 첫인상.

  • 중간의 일정
  • 끝낸 후의 다음날
  • Pluie et larme de la veille
  • Matin, message d’encouragement de Ma et Pa
  • 김포공항
  • 짧은 비행
  • 버스와 택시
  • 다시 여름
  • 바다, mer, sea
  • Errance
  • Not so precious fragments, but happy involuntary memories.
  • Vernissage, fête, festival
  • Invitée, artiste, 선생님
  • 아이스크림
  • 밤바다, 여수 밤바다
  • Caméra et vidéo
  • Rencontre éphémère
  • 장범준
  • 펜션
  • Une nuit solitaire
  • Fatigue à la fois ajoutée et remédiée
  • Videojisun #2


방문 중의 메모 :
  1. 여수공항에서 시내로 가는버스가 3대 있으나 한시간에 한번정도 뭉쳐서 온다고 한다. 정류소에 있는 스크린에서 알려주는 도착까지 남은시간은 장난친다.
  2. 택시는 쾌적하고 빠르다.
  3. 내가 건너야했던 횡단보도에 신호등이 없는 경우가 많았다. 그렇다고 차가 천천히 다니는건 아니다.
  4. 시골의 느낌이 별로없이 그냥 잘 닦여있는 작은도시의 느낌인데 버스는 유난히 정겹다. 겉모습도 그렇고 기사님의 인사도 그렇고 이용하는 사람들의 짐이나 모습은 시골같았다.
  5. 여수국제아트페스티벌은 생각보다 큰 행사였다. 각종 장과 위원들이 등장하여 축하인사를 전하고, 무려 아나운서가 개막식을 진행하고, 국악단 세팀이 공연을 하며, 10년만에 국기에 대한 경례를 했다. 
  6. 내 비디오가 있는 예울마루도 상당히 크고 바로 앞이 바다이다. 조금 더 쌀쌀할때 가면 거기서만 그냥 하루를 보낼것 같다.
  7. 엑스포컨벤션센터도 멀리서도 보이는 아주 큰 건물이다. 천장에 가상 수족관이 빔으로 크게 쏴지고 그밑엔 여수 특산품을 파는 시장이 있었다. 엄청나게 아이러니하면서도 1차원적 논리에 완벽히 맞아 떨어지는 조합이다.
  8. 일을 진행하고 도와주는 분들이 많았다. 처음 연락을 받았을때부터 나에게 작가님이 아니라 무려 선생님이라고 불러서 이곳은 극존칭이 심하구나 했는데 참여작가들이 거의 내 부모의 또래더라. 어쩌면 내가 최연소였을지도 모르겠다. 한 작가의 아버지라는 분은 나를 계속 보시더니 결국 몇살이냐고 물었다.
  9. 이미 서로 아는관계로 온사람이 많아서 참석한 작가끼리 대화가 거의 없었는데 그 나이를 물은분의 아들은 상하이에서 인테리어 디자인을 하며 작업하는 작가이다. 내 작업도 기억하고 좋은사람 같았는데 나는 이름도 작업도 못 물어봤다.
  10. 접수할때 만난 페이스북 친구 EK작가님도 반가웠는데 내가 하도 잘 사라져서 인사도 못드리고 왔다.
  11. 미남크루즈. 나이가 지긋하지만 밝아보이시던 크루즈분들. 음식 맛있었다. 여수바다도 좋았다. 분위기있는 예전노래 메들리 후 마지막 노래는 장범준. 올해 내 귀를 많이 울린 가수.
  12. 나에게 좀 전환이 되는 시기에 어쩌다 방문한 곳이고 머릿속에 영상을 좀 많이 찍어서 작업에 두고두고 사용될 것 같다.
  13. 이번으로 내가 기억하는 이름은 악수정도만 나눈 Lyb 페스티발 위원장님과 처음 국제전화로 연락부터 진행까지 바쁘셨던 Hhj 코디네이터님. 이름은 모르지만 작품이송과 설치까지 프로셨던 Hi갤러리 기사님. 모두 지나간 인연이지만 감사합니다.

Photo credit : JiSun LEE / 2016.09.09 / Yeosu
Photo credit : JiSun LEE / 2016.09.09 / Yeosu
Photo credit : JiSun LEE / 2016.09.09 / Yeosu
Photo credit : JiSun LEE / 2016.09.09 / Yeosu
Photo credit : JiSun LEE / 2016.09.09 / Yeosu
Photo credit : JiSun LEE / 2016.09.09 / Yeosu
Photo credit : JiSun LEE / 2016.09.09 / Yeosu
Photo credit : JiSun LEE / 2016.09.10 / Yeosu
Photo credit : JiSun LEE / 2016.09.10 / Yeosu

+ 2016.09.10. 10:00의 일기 :

여수공항 탑승 게이트 들어가기 전. 아직 40분정도 남아있다가 가야하는 모양이다. 공항은 내가 가본 곳 대부분이 그렇듯이 쾌적하다. 오늘은 결국 버스를 타고 왔다. 공항으로 가는 32, 33번을 타려고 한옥의 모습이던 여수시청을 지나 진남시장으로 구름과 바다공기에 꽉 막힌 햇빛을 쐬며 걸어갔다. 건너편 시장의 입구에 지나오는 내내 거의 없었던 신호등에 걸려 기다리는중, 옆에 자전거에 라디오를 켜신 아저씨의 라디오에서 흘러나오던 그녀가 곁에 없다면. 잠시 내 이어폰을 껐는데 아주 긴 신호 오른편 다가오는 34번 버스. 혹시 몰라 마구 뛰었다. 물어보니 공항입구까지 간다고 했다. 장을 보고 어딘가로 가시는 많은 아주머니, 할머니들이 있는 버스에 올랐다. 아무래도 34번이 맞나 확신이 안들었다. 일단 서있어야 해서 확인을 못하다가 버스 끝자리가 비어있어 앉고 다음지도를 확인해 봤다. 역시 32, 33번이었다. 다행이 이것도 공항으로는 가고 걸어봐야 5분이래서 안심했다. 어제에 이어 오랜만에 버스 뒷자리에 앉아 따듯한 바람이 나오는 에어컨과 열린창으로 부는 바람을 느꼈다. 그리고 섞여있는 바다와 시장의 냄새. 앞에 주르륵 앉아계신 할머니들의 머리는 까맣고 보글거렸다. 또 어제에 이어 버스기사 아저씨는 내리는 손님마다 인사를 해주신다. 카드를 찍는 것도 내릴 땐 ‘하차입니다’라고 말한다. 온갖 모양의 장을 본 짐을 가지고 아주머니들은 제각각 다른곳에서 내리신다. 길이 거친데다가 맨 뒷자리라 하염없이 덜컹대는 버스에서 균형을 잡으며 바깥을 바라본다. 지난밤 그래도 잘 잤고 오늘 아침 나오면서도 개인숙소를 따로잡길 잘했다고 생각했는데 눈은 좀 무겁다. 비행기표를 제외하고 택시비와 군것질거리를 합해서 10만원은 안넘기는구나 했는데 선물이 더해졌다. 공항 탑승 2층에 딱 하나있는 여수 기념품점에서 그다지 마음에 들지는 않지만 나눠주기 좋은 해풍 초콜릿과 동백액기스를 넣었다는 사탕을 무려 5만4천원에 샀다. 내 짐보다도 많다. 오늘저녁 비용이 어떻게 될지는 전혀 모르지만 이것까지 하고나면 이번 한국방문기간 전시를 위한 비용은 마무리가 된다. 전시는 돈이들고 마음과 열정이 든다. 그럼에도 계속 할 수 밖에 없다. 삶이다. 아침 모텔에서 잠시, 공항으로 오는 버스에서 그리고 지금 또 잠시, 눈물이 왈칵 나올 것 같다. 이번 여수 방문은 정말 점이 되었다. 오늘부터 다시 모두 시작하고 싶다. 그럴 수 있기를. 행복이 시작하기를. 오늘.
유사화효가행.